Rent the Runway, 패션 업계의 넷플릭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신의 두 공동창업자가 2009년 뉴욕에서 시작한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 대여 서비스. 역시 하버드는 뉴욕, 스탠포드는 실리콘밸리인가. 2013년부터는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매장이라기보다는 쇼룸 개념인 듯.

먼저 사업을 시작하기까지의 이야기.

  1. 두 공동창업자는 정기적으로 만나 창업 아이템을 찾던 사이였다고 한다. 둘 다 이름이 제니퍼. Hyman 쪽이 CEO를 맡고 있다. Fleiss 쪽은 head of business development. 뭔진 모르겠지만 높은 거겠지…
  2. 사업 모델은 여동생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가의 드레스를 지르는 것을 본 Hyman이 생각해 냈다고 한다. 그리고 곧장 하버드 학생들을 상대로 테스트한 다음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3. 이들은 SNS가 발달할 수록 여자들이 점점 더 새 옷을 많이 살 거라고 예측했다고 한다. 여자들은 같은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기 싫어하기 때문. 그럼 난 뭐가 됩니까
  4. 그나마 페이스북 때만 해도 버틸 만했는데, 인스타그램의 유행 이후 미국 여자들이 ‘새로운 스타일’ 때문에 느끼는 압박감은 장난이 아닌 모양이다. 평균적으로 미국 여자들이 한 해 동안 사는 옷은 64벌. 놀랍게도 그 중 절반은 딱 한 번만 입는다고.
  5. 처음에 사업계획서 없이 피치로만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받은 첫 투자 때의 밸류에이션이 500만 달러. 개인적으로 사업 모델을 ‘Big closet’이라는 직관적이고 명쾌한 표현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 참 멋져 보인다.
  6. 지금은 ‘의류 렌탈 업계의 넷플릭스’로 불리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모델은 다음과 같다.

  1. 대여 기간은 4일 또는 8일. 대여료는 소매가의 10% 정도. 몇몇 인기 아이템들은 꽤 비싸다. 내가 좋아하는 베라왕 드레스는 4일 대여료가 무려 250달러. 원래 가격은 1,600달러다.
  2. 사이즈 변경을 위한 배송비는 무료.
  3. 작년부터 구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달에 75달러를 내면, 드레스를 제외한 모든 옷을 무제한으로 대여할 수 있는 것. 맘에 들면 돌려주지 않고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고 한다.
  4. 옷에서 시작했지만, 잡화와 악세사리도 함께 취급하고 있다.
  5. 이 사업의 핵심은 예상 외로 세탁. 새 옷으로 못 돌려 놓거나 오래 걸리면 그게 곧 손해기 때문이다.
  6. 그래서 본의 아니게 Rent the Runway는 미국에서 가장 큰 세탁소가 됐다. 기준은 시간당 세탁하는 옷의 무게.
  7. 숙련된 드라이클리닝 기술자의 시급은 30달러가 넘는다고.
  8. 평균적으로 한 옷이 대여되는 횟수는 30번 정도. 그 다음엔 헌 옷 티가 너무 많이 나서, 샘플 세일로 팔아야 한다고 한다.
  9. 처음에 Hyman이 투자자들 앞에서 피치를 할 때 예상한 평균 대여 횟수는 12회였다. 그 때 투자자들의 반응은 ‘8번도 많다’였다고.
  10. 세탁 다음에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배송. 일정의 차질이 생기면, 그 고객은 대개의 경우 다시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얘네들이 얼마나 잘 되고 있냐 하면…

  1. 아직 적자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 작년 매출은 1억 달러.
  2. 종업원 수는 250명 정도, 회원 수는 5백만.
  3. 지금까지 1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최소 4억 달러에서 최대 6억 달러 정도로 추산.
  4. 아마존이 전자책 시장에서 시작해 없는 게 없는 온라인 시장으로 컸듯, Rent the Runway 역시 의류 업계에만 머무를 생각은 없다고 한다. 렌탈 계의 아마존이 되는 게 이들의 비전이라고.
  5. 투자사 중 하나인 Kleiner Perkins의 파트너 Juliet de Baubigny의 코멘트가 인상깊다. “우리는 (투자 결정 당시에) Rent the Runway를 패션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Rent the Runway는 공유경제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세대의 만남이라고 봐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매력과 위에서 언급한 세탁 및 배송을 제외한 나머지 성공 요인.

  1. 모든 기업이 그렇듯, Rent the Runway도 슬럼프를 겪었다. 이 때 도움을 준 게 데이터. 왜 안 나오나 했다
  2. 일 년도 넘게 성장이 정체되자, 두 창업자는 남은 투자금을 탈탈 털어 데이터에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고, 이게 먹혔다. 데이터 덕분에(?) 모바일의 중요성도 늦지 않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Rent the Runway 트래픽의 절반은 모바일에서 나온다.
  3. “순진했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으면 시작을 안 했을 거거든요.” Jennifer Fleiss가 한 말이다. 멋진 일을 하기 위해선, 어떤 일에서 똑똑하고 어떤 일에서 무식할 지를 잘 결정해야 하는 것 같다.
  4. 두 공동창업자 간의 팀웍이 무척 좋았다고 한다. CEO인 Hyman이 큰 그림을 보는 편이라면, 전략을 담당하는 Fleiss 같은 경우 디테일에 능한 편. “Hyman was always going big-picture, while Fleiss was better at figuring out how to get things done.”

지금까지 소개했던 다른 회사들과는 다르게, Rent the Runway의 모델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 워싱턴포스트도 작년 말 이를 까는 기사를 썼다. 우리가 생산에서 중고 유통 쪽으로 관심을 돌린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아무리 정당한 방식으로 옷을 생산해봤자, 아예 안 만드는 것보단 나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옷을 만들어 파는 입장에서 옷을 사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Rent the Runway, 패션 업계의 넷플릭스

패션과 테크의 만남 – 주목할 만한 8개의 스타트업

친환경 패션에 관심을 가지고 나니, 자연스럽게 중고 의류 거래에도 관심이 생겼더랬다. 그래서 알게 된 스타트업이 Twice. (이 글 참조)

그런데 알고보니 Twice는 핫하기는 해도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는 아니었다. 하기야 아직 연매출 백억도 안 되는 회사가 메인일 리 없지.

그리하여 미국의 대표적인 중고 의류 거래 스타트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니다.

내친 김에 비슷한 회사들도 정리하고 났더니 중고는 간데없고…그래서 제목도 바꿨습니다.

패션과 테크의 만남 – 주목할 만한 8개의 스타트업

ㅋㅋㅋ


ThredUp

비즈니스 모델은 Twice와 유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원래는 아동복 전문이었다는 점. 물론 지금은 여성복에도 진출해 있다.

다른 점 위주로 정리해 보면, 일단

  1. 더 오래됐다. 2009년 1월부터 시작했으니까, 2012년 1월부터 시작한 Twice보다 무려 3년이나 선배. 그나저나 왜 다들 1월에 시작하는 걸까. 이유가 있..을리가 없겠지.
  2. 더 크다. ‘와이컴비네티어를 박차고 나온 구글러 출신의 뉴비’라는 스토리도 있고 해서 회사 이미지 자체만 놓고 보면 Twice가 더 힙한 것 같기는 한데, 규모로만 보면 사실 Twice는 아직 게임이 안 된다. 작년 연매출이 200억 정도에 직원수는 350명 정도.

한마디로 더 크다고 합니다.

포브스 선정 ‘2015년 가장 기대되는 회사‘ 36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Slack이 44위를 차지한 걸 감안하면, 정말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참고로 1위는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인 Instacart.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액은 5,300만 달러 정도. 이사진 중에는 Reed Hastings 현 넷플릭스 CEO도 있다. 다 한통속이야

위에서도 말했지만 원래는 아동복 전문이었다. Twice가 여성복에서 시작해서 남성복까지 확대한 것과 달리, ThredUp은 아동복에서 시작해 여성복으로 진출(2013년 4월)한 케이스. 지금은 전체 매출에서 여성복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로 더 큰 모양이다. 작년 4월엔 명품도 취급하기 시작했다.

아동복 시장도 baby와 kid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한다. 어리다고 얕보지 말아요


Poshmark

미국이 아니면 회원 가입조차 안 돼서 사이트를 둘러 보진 못했다.

Poshmark, Twice는 물론이고 ThredUp보다도 큰 회사다. 작년 매출이 무려 1억달러. Twice랑 ThredUp을 합친 다음 세 배쯤 하면 되려나.

그나저나 어쩌다 보니 작은 회사부터 알아가고 있네. 멍청해서 그래

2011년 2월에 문 연 회사니까, 딱 만 4년째 되는 회사다. Twice보다는 선배고 ThredUp보다는 후배.

이베이 같은 p2p 모델이다. 회사가 중간에서 한번 걸러줘야 하는 Twice나 ThredUp이랑 비교하면 훨씬 속 편한 모델. 덕분에 직원수가 적다. Twice나 ThredUp이 연매출 1~2백억 규모면서 수백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데 반해, Poshmark는 작년 7월 기준으로 총 종업원 수가 50명 정도다.

저비용 모델인데다가 성장 속도도 빨랐던 덕분에 Twice나 ThredUp에 비해 투자도 적게 받았다. 물론 못 받았을 수도 두 차례에 걸친 총 투자규모는 1,600만 달러. 셀럽 투자자들이 많은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셋은 우버 투자자인 Shervin Pishevar, 유명 스타일리스트인 Rachael Zoe, 그리고 무려 애쉬튼 커쳐.

보통 커머스 서비스는 웹으로 시작해서 앱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특이하게도 Poshmark는 냅다 ios 앱부터 내질렀다. 창업자인 Manish Chandra가 모바일을 참 좋아라 한다고. 실제로 찬드라 오빠께선 기회가 될 때마다 열심히 모바일 모바일 거리고 계신다.

한마디로, Twice나 ThredUp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차별성을 획득했다면, Poshmark는 기존 모델을 훨씬 더 모바일에 맞게 개량함으로써 경쟁력을 획득했다는 것. 찬드라가 밝히는 그들의 모바일 비법은 다음과 같다.

  1. 쉽고 빠르게.
    • 한번 입력한 정보는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도록 한다.
    • 물건을 올리거나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미만으로.
  2. 사용자와 더 친해질 것.
    • 한마디로 개인화 잘 하라는 소리. 우릴 보지 말고 날 보란 말이야!
  3. 온리 모바일이 가능하도록.
    •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굳이 앱을 벗어날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 의외로 많은 커머스 서비스들이 이러지 못하고 있다고.

그리고 모바일과 상관 없는 Poshmark만의 성공비법들은,

  1. 잦은 소셜 이벤트.
    • ‘Posh Party’라는, 특정 시간대에만 오픈하는 온라인 소셜 파티를 하루에 세 번 연다고 한다. 커뮤니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 커머스 서비스에서의 유니크한 이벤트는 Jeff Jordon이 말하는 E-commerce 2.0의 주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늘 말하는 거지만, 애플이 그렇고 샤오미가 그렇고 일베가 그렇듯이 ‘빠’들을 만들려면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필수 오브 더 필수다.
  2.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
    • 요즘 좀 한다 하는 스타트업들이 하는 자랑은 얼추 다 비슷하다. ‘저흰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답니다.’
    • 결국 데이터 활용 목적은 개인화. 사용자가 Poshmark를 개인 쇼핑 비서라고 생각할 정도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Poshmark를 사랑하는 수백만의 회원들은 하루 평균 7~10회 Poshmark를 방문해 20~25분 가량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단순히 상품들을 둘러보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댓글을 주고받는 시간도 상당하다고. 부러워

작년 말에는 Poshmark도 Twice나 ThredUp처럼 회사를 거친, 보증된 제품을 판매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아직은 명품 브랜드에 한정된 듯.


ThredUp이나 Twice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오긴 했지만, 언뜻 봐선 Poshmark의 오픈마켓 시스템이 훨씬 더 효율적이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만 보면 Poshmark가 훨씬 앞서 있기도 하고. 그렇지만 끝은 모르는 거다. 정제된 폐쇄성은 탄력을 받기 쉬우니까. 애플과 유니클로가 좋은 예.


THREADFLIP

2011년에 세워진 회사다. 지금까지 3번에 걸쳐 총 2,11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동네는 뭐만 하면 천만 달러야…미국vs중국

Poshmark와 비슷하게, 오픈마켓에서 시작해 컨시어지 서비스에도 진출했다. 오픈마켓 수수료는 20%, 컨시어지 수수료는 40%라고.

확실히 컨시어지 서비스가 대세긴 대센가 보다. 너나할것 없이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하기야 마진도 좋고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높으니까. Threadflip가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작한 게 작년 3월인데, 4개월만에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고 한다. 성장세를 감당할 수 없어 급하게 투자도 받아야 했다고. 그렇게 받은 투자가 1,300만 달러. 반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라나.

그렇지만 확실히 컨시어지 서비스는 운영이 몹시 빡세다고 한다. 오픈마켓에서는 안 해도 되는 사진 촬영, 수선 및 세탁, 업로드 및 CS까지 전부 다 일이니까. 그것도 오픈마켓 할때랑은 확실하게 차별화된 퀄리티여야 하니까 여간 신경써야 하는 게 아닐 거다.

Threadflip이 컨시어지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제일 걱정했던 게 재고부담. 그런데 무려 78%가 팔려나간다고 한다. 국내의 일반 쇼핑몰들이 ‘반이나 팔면 다행이지’ 식인 걸 고려해 보면 확실히 잘 팔린다. 오픈마켓의 경우엔 전체 업로드된 물량의 3,40% 정도가 팔린다고.


VINTED

리투아니아 회사. 리투아니아는 발틱 해 (동유럽) 근방에 있는 나라인데, 까마귀 고기가 유명하다

지금까지 딱 두 번 투자 받았는데, 규모는 무려 3,260만 달러. 발틱 해에서 닻을 올린 스타트업 중에서는 최대 규모라고 한다.

2009년에 문을 열었고, 유럽에서 차근차근 사세를 넓히다가 2013년에 미국에도 진출했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유럽의 몇몇 나라들에선 거의 SNS 수준이라고. 회원수는 작년 1월 기준으로 3백만.

처음부터 창업을 하려 했던 건 아니고, 그냥 취미 생활 겸 해서 프로젝트로 시작한 게 대박이 난 거라고 한다. 뭐 이런 좋은 취미가

별 생각 없이 동네 힙걸들끼리 자라나 H&M 같은 옷들 교환하는 웹페이지를 만들었다가, 이 모델의 사업성을 알아본 연쇄창업마(!) Mantas Mikuckas가 투자금만 대는 걸로 모자라서 COO로 합류. 그 이후로 계속 승승장구 중이다.

여러 국가들에 진출해 있다. 리투아니아와 미국 외에도 프랑스,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체코, 폴란드까지. 나라마다 서비스 이름이 다르다고 한다. 현지화에 열심인 듯.

놀랍게도(?) 아직 컨시어지 서비스 없이 p2p 모델로만 영업중이다. 모바일 대응과 SNS적인 특성을 잘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HIPSWAP

Craigslist의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온 서비스. Craigslist에는 없는 배송 서비스와 페이팔 지원이 가장 큰 무기라고.

정확하게 언제 세워졌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2012년에 110만 달러 가량의 투자를 유치했다.

근데 UI가 너무 난잡하다. 여기는 이런 곳이구나, 여기서 파는 물건들은 이런 물건들이구나, 라는 걸 파악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심지어 몇몇 카테고리에서는 상품을 클릭하면 갑자기 이베이로 넘어간다. ㅡㅡ;; 그래도 ‘어떻게 이 정도로 Craigslist를 대체하겠다는 말을 할 수가 있지?’라고 생각할 필욘 없을 듯. 왜냐하면 Craigslist는 더 가관이니까;; 90년대 느낌

칸예 웨스트 등 셀럽이 직접 올리는 중고 물품 등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이런 스페셜 이벤트가 가능한 이유는 창업자인 Rob Kramer 덕분. 나름 거물인 것 같다. 엑싯도 몇 차례 했고.

내친 김에 창업자 이야기를 해 보면, HipSwap 말고도 여러 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 중 제일 눈에 띄는 건 PurposeLab. 언뜻 봐선 그냥 사이트 만들어 주는 평범한 인터넷 외주 업체인데, 고객이 후덜덜이다. 무려 AT&T, GE, 쉘, 닛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이코노미스트, IBM, 엑센추어, HCBC 등등. HipSwap 웹사이트도 여기서 만들었다고 한다. 근데 왜 그렇게 만들었어

뭐…그래도 지속 가능한 경제와 환경 운동에도 관심 많은 맘씨 좋은 아저씨라고 한다.


STYLE LEND

의류업계의 에어비앤비를 모토로 출발한 공유경제 스타트업. 작년에 런칭했다. 집을 옷으로 바꾼 것만 빼면 여러모로 에어비앤비랑 똑 닮았다. 심지어 같은 Y Combinator 출신. 하기야 공유경제 모델이 달라봐야 얼마나 다르겠냐마는.

어쨌든 Style Lend 모델은 대충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 집에 남아도는 옷을 올린다. 소매가 기준으로 150달러가 넘는 옷만 올릴 수 있게 되어 있다. 아마 배송비 대비 ROI 때문일 듯.
  • Style Lend에 따르면, 옷은 생애의 95% 이상을 옷장에서 보낸다고 한다. 어디서 누굴 대상으로 조사했는지 찾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 나와서 포기. 그런데 서울 여자들에 적용해도 대충 맞는 말일 것 같긴 하다.
  • 옵션이 두 개가 있다. DIY 옵션을 선택하면 전체 대여료의 70%를, on demand 옵션을 선택하면 50%를 받는다. 대신 On demand의 경우, 세탁과 수선 서비스를 제공.
  • 빌리는 건 주 단위.
  • 비전으로 ‘의류 산업으로 인한 환경 오염과 노동 착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 창업가인 Lona Duncan은 모델 출신이다. 예쁘다. 사진은 여기. 취직할까

ROCKSBOX

매달 15에서 19달러 정도의 구독료를 내면 3~4개가 담겨 있는 주얼리 상자를 무제한 대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한 상자당 평균 소매가는 200달러 정도라고 한다. 맘에 들면 살 수도 있다.

와튼을 졸업한 뒤 맥킨지에서 일하던 창업자 Meaghan Rose가 2012년 4월에 무작정 혼자서 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그렇게 2년을 버티다가 작년 2월 150만 달러 펀딩에 성공하면서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펀딩 받기 전부터 이미 흑자는 흑자였다고 한다. Rent the Runway가 수백만 회원에 천억 매출을 올리면서도 아직 적자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건강한(?) 셈. 옷보다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은 주얼리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사실 옷 같은 경우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옷감 좀 괜찮아 보이고 디자인이 맘에 들면 굳이 브랜드를 따지지 않기도 한다. 그에 반해 주얼리는 특히 고가로 갈수록 아직 진품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제품. 그래서 업체가 직접 보증을 해주는 서비스의 생명력은 쉽게 꺼지지 않을 듯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주얼리 쪽에서는 플레이어가 많지 않다고 한다. 물론 내가 잘 몰라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일단 많은 사람들은 그 이유로 작은 시장을 꼽는다. 미국의 주얼리 시장 규모는 20조 정도.

그렇지만 시장 규모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게, 시장이 아무리 작아도 거기서 짱 먹으면 돈도 짱 많이 먹는 건 당연한 거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얼리만 전문으로 취급하는데 나스닥에서 훨훨 날고 있는 Blue Nile도 있고. 근데 20조가 작은 겁니까

그리고 경험상(경험 별로 없잖아) 테크 세계에서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정말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달라도 많이 다르다. 아직 온라인 세상에도 제대로 적응 못한 사람들한테 모바일이며 소셜 미디어가 다 무슨 소용인가. 사실 온라인에만 잘 적응해도 이 바닥에서는 충분히 혁신적이라고 여겨진다. 대표적인 예가 BaubleBar나 Chloe + Isabel 같은 쇼핑몰이나 소셜 커머스 모델.

어쨌든 이 RocksBox 서비스의 만족도는 엄청나다고 한다. 한 번 구독한 사람이 구독을 취소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게다가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한테 소개할 정도. 무엇보다 아직 뚜렷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박터지는 + ROI 잘 안 나오고 있는 의류 업계와 비교하면 적어도 상황적으로는 매우 유리한 고지.

p.s. RocksBox 창업자에게 ‘창업가로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하니까, 대답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는 거요’였다…네 전 서울 살아요!^^


Le Tote

Rent the Runway랑 비슷한 의류 대여 서비스. Rent the Runway는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동부에서 주로 장사하고 있으니까 서부에서 좀 어떻게 해보려는 걸까.

2012년에 시작했다. 그렇지만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건 작년인 듯. 작년 초만 해도 직원이 13명이었는데, 지금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얼마 전(2월 5일)에 88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자 인터뷰 중 ‘장부만 보면 적자지만, 확장에 들이는 돈을 제외하면 흑자라고 봐야 한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좀 어이없었다. ‘어차피 요즘 트렌드는 대규모 투자 받은 걸로 인프라 깔면서 성장부터 한 다음에 돈은 나중에 한꺼번에 버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하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흑자면 흑자고 적자면 적자지 ‘적자긴 한데 적자는 아니다’가 뭐야.

핵심 역량으로 1) 비즈니스 모델 그 자체 2) 테크를 통한 개인화를 제시하고 있다. 이게 잘 하고 있는 애들만 보면 전가의 보도 같긴 한데, 사실 습득하기 되게 어려운 역량이다. 잘 될진 두고 봐야지. 동부의 Rent the Runway가 서부로 진출하는 게 빠를지 아니면 얘네가 캘리포니아에서 자리를 잡는 게 빠를지가 관건일라나. 그래도 일단 배송 상자는 예쁘다.

그나저나 다들 하는 말이지만, 기업의 성공에 있어서 아이템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보다는 팀이 중요하지. 물론 팀보다 (훨씬) 중요한 것도 있다. 시장.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사실 어지간한 팀 꾸리고 고만고만한 아이템으로 덤벼들어도 뜯어먹을 게 많다. 그런 의미에서 얘네도 어느 선까지는 가겠지. 말아먹더라도 커리어 상으로 손해볼 일은 없을 테고. 한국에서 패션과 테크가 결합한 시장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았다고 보는 게 맞을 텐데, 어떨라나.

패션과 테크의 만남 – 주목할 만한 8개의 스타트업

Twice, 온라인 중고 의류 판매 스타트업

Twice. 3년 정도 된 실리콘밸리의 온라인 중고 의류 판매 스타트업이다.

구글 PM 출신의 Noah Ready-Campbell이 자신의 팀에 있던 엔지니어 Calvin Young을 데리고 나와서 만들었다. 둘 다 아직 서른이 채 안 됐다고.

작년 이맘 때쯤 안드레센 호로비츠로부터 1850만달러 가량의 시리즈B 투자를 이끌어 냈다. 현재까지 유치한 총 투자금액은 2310만달러 정도인듯.

대부분의 중고 거래 사이트가 p2p 방식인데 반해, Twice는 회사가 직접 판매자에게 물건을 산 뒤, 소비자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판매자가 Twice에게 ‘나 옷 팔게요’라고 한다.
  2. Twice가 직접 옷을 가져간다. 친절해!
  3. 판매 적합 여부를 결정한다. 생산된지 5년이 넘은 옷들은 판매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4. Twice에게 전달된 옷들 중에서 판매 적합 판정을 받는 옷들은 65% 정도라고 한다. 나머지는 판매자의 동의 하에 기부.
  5. 가격을 매긴 후 판매자에게 판매 의사를 물어본다. 동의하면 곧바로 판매가 이루어진다. 동의할 확률은 무려 95%라고.
  6. Twice가 예쁘게 사진을 찍어서 홈페이지에 올린다. 사진은 마네킹 샷.
  7. 카테고리/사이즈/브랜드별로 맘에 드는 옷을 찾아서 구매 버튼을 누르면 끝.

보통 중고 거래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건 신뢰다. Twice는 신뢰를 위한 모든 비용을 직접 떠안음으로써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킨다. 판매자 입장에선 어차피 입지도 않는 옷들을 최소한의 수고로 처분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에 퀄리티 좋은 중고 브랜드 의류를 구매할 수 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벌써 직원만 이백 명이다. 매출 규모는 자세히 안 나와 있는데, 2012년 4월 매출이 6만 달러였다는 것과 2013년 11월 전년대비 500% 성장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공개돼 있다. 그래도 아직 연매출 100억은 안 될것 같네.

‘가장 힘든 게 뭐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팀이 너무 빠르게 성장하는 바람에 이를 감당하는 게 제일 힘들다’고 대답하는 인터뷰 기사가 있다.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중인 분들이다.

경쟁사는 ThredUP, Poshmark, Threadflip, 99Dresses 등이다. 이 중 ThredUP이 p2p가 아니라 회사를 거쳐서 판매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Twice와 가장 흡사. 그나마 다른 점이 있다면 ThredUP이 초반에 판매자들에게 회사가 매긴 가격을 거절할 권한을 주지 않았던 거?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내부에선 ThredUp보다는 Poshmark와 RealReal을 제일 강력한 경쟁자로 꼽고 있다고 한다. Poshmark는 p2p 모델인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높은 신뢰도를 얻고 있고, RealReal은 비즈니스 모델은 Twice와 거의 흡사하지만 훨씬 더 고가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그나저나 확실히 미국은 이메일이 훨씬 일상화돼 있는 것 같다. Twice의 매출 중 무려 40%가 이메일 소식지를 통해 발생한다고 한다. 서비스 런칭한지 얼마 안 돼 부리나케 아이패드 앱을 출시한 이유도 이메일 구독자들을 위한 거라고.

두 공동창업자가 처음부터 이쪽 일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원래의 아이템은 훨씬 핫했다. 무려 핀테크! Y Combinator에도 들어갔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제 발로 걸어 나왔다. 촘촘한 Y Combinator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안 든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나와서 피봇해서 잘됐다는 훈훈한 스토리.

Twice, 온라인 중고 의류 판매 스타트업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

패션 산업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한동안 친환경 옷을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을 열심히 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그냥 옷은 최대한 안 만드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덜 나쁘게 만들 수는 있을지 몰라도 안 나쁘게 만드는 법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중고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옷이 아직도 쓸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버려지고 있고, 그만큼 많은 옷들이 추가로 생산되고 있는 판에,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옷의 수명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좋은 게 어디 있겠나 싶다.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를 좀 찾아봤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건 필웨이. 명품에 특화된 사이트다. 연평균 거래액이 천억이나 된다. 연매출은 120~130억, 순익은 3~40억 정도. 2004년에 웹사이트 외주 제작 업체로 시작해 한 번도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성장해 왔다고 한다. 설립 당시 자본금이 5천만원이었는데 지금은 현금 보유액만 거의 100억에 달한다고.

적어도 한국의 중고 명품 거래는 필웨이가 압도적으로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다. 전문가 못지않은 회원들이 모여 적극적으로 진위 여부나 적정 가격에 대해 코멘트를 단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신뢰도도 높다. 어지간하면 커뮤니티가 탄탄하게 형성돼 있는 서비스는 공략하기 어렵지.

그 다음엔…적어도 국내에서는 없다. 있다고 해도 규모가 작다. 아직 명품을 제외하면 의류 분야에서 중고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는 뜻. 아마 돈이 안 돼서 그렇지 않을까.

중고 의류를 구매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가격이고, 둘째는 희귀템이다. 그런데 요즘엔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어마어마하게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중고를 살 이유가 없어지고 있는 것. 명품 정도는 돼야 가격이나 희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명품이 아닌 옷을 사 입는다. 그러니까 중고 거래 활성화를 통해 환경 문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면 결국 캐주얼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뜻.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