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이야기, 일상 이야기 –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를 읽고

1.

될 수 있으면 너무 큰 얘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문제를 곱씹어 봐야 안타깝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내가 할 것도 아니면서 괜히 이래저래 훈수만 두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그보단 일상에 집중하려 한다. 그렇다고 열심히 쳇바퀴만 돌리겠다는 뜻은 아니다. 작더라도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최선을 다해 세상에 기여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도 점점 많아지겠지. 언젠가는 과거의 내가 ‘너무 큰 이야기’라고 여겼던 것들이 ‘일상의 영역’에 들어오는 날이 올지도 모르고.

물론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외부 자극이 주어졌을 때 ‘이건 나중에’라고 제끼는 것 또한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했듯, 오늘의 매크로가 십 년 뒤의 나에게는 마이크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실히 성장해 나가야 하겠지만.

그래서 말인데, 큰 이야기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는 아마 이런 게 아닐까 한다. ‘어떻게 하면 내 일상을 이 큰 이야기와 연결지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그래야만 공허하지 않을 수 있고, 그래야만 치사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2.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를 읽었다. 11월의 트레바리 36 책이다. 발제자는 트레바리의 왕언니 정혜승 님.

이 책은 스웨덴의 정치와 복지를 다룬 책이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스웨덴 완전 킹왕짱이니까 우리 모두 스웨덴 본받읍시다!’ 스웨덴에 대한 호감도가 너무 쩔어줘서 읽다보면 ‘이 정도까진 아닐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긴 하지만, 어쨌든 스웨덴이 참고할 거 많은 나라인 건 사실이니까. 읽을만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국가’나 ‘정치’, ‘복지’ 등을 나의 일상과 연결짓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부패는 바로잡아야 하고, 사회적 안전망도 확충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것들은 안타깝지만 내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는 영역 밖에 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이럴 땐 테크트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간접적으로 잇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래, 지금의 내 일상이 쌓이면 우리 나라는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거야. 오늘같은 하루들이 모이면 조금 더 좋은 정치가 가능해질지도 몰라. 어쨌건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하루하루를 조금 더 멋지게 살아내는 방법 밖에는 없으니까.

이게 정신승리가 되지 않으려면, 테크트리가 미래의 찬란함으로 현재의 졸렬함을 덮는 수단으로 사용되지 말아야 할 테다. 결국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선,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수밖엔 없다. ‘지금도 작지만 뭔가는 바꿔내고 있어요. 그리고 나중엔 더 멋진 걸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3.

…라고 하긴 했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러기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너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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