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삶, 행복한 삶, 그리고 훌륭한 삶

내맘대로식 정의지만, ’즐거움’과 ‘행복’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즐겁다고 행복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즐거운 순간들이 모인다고 삶이 행복해지는 것 또한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즐거움보다는 뭔가 조금 더 심오한 게 아닐까 한다.

나는 요새 그렇게 즐겁지는 않다. 반 년째 제대로 된 수입이 없어서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잦고, 약골 주제에 일은 많아서 잠이 부족하다. 무능한 주제에 벌려놓은 일은 큼지막해서 허둥대기 벅차고, 보고 싶은 친구들이랑 내일을 잊고 신나게 놀아본 지도 좀 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집처럼 드나들던 단골 엘피 바에서 노래 들은 지도 한참이 지났다.

그렇지만 행복하다. 몸 건강히 살아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해 행복하고, 내 삶이 어쩌면 적지 않은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행복하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고 꿈을 꿀 수 있어서 행복하고, 보고 싶은 사람들과 자주 보는 걸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

그러니까 나는 이따금 신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즐겁지는 않은 삶을 살고 있고, 이따금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거의 항상 행복에 겨운 삶을 살고 있다. 지금의 삶에 완벽하게 만족하고 있고, 완전히 감사하고 있다.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즐겁기보다는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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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과 ‘훌륭한 삶’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어느 정도 개인적인 개념이지만, 훌륭함은 다소 사회적인 개념이다. 이따금 훌륭해야 행복한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어쩔 땐 행복할수록 덜 훌륭해지는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삶이 훌륭한 삶일까.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기 쉽도록 할 수 있다면 훌륭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로 인해 사람들이 보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정서적으로 여유롭고 풍요로워진다면 그는 훌륭한 사람이다. 그로 인해 세상이 조금 더 지적이거나 예술적이게 되었다면 그는 훌륭한 사람이다. 그 덕분에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교감하고 유대하게 되었다면 그의 삶은 훌륭한 삶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그리고 우리 트레바리는, 훌륭하게 살고 싶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가능하면 즐겁게도 살고 싶지만, 즐거움까지 욕심낼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대신 꼭 행복하게 살 생각이다. 그리고 꼭 훌륭하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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