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대안 제시, 그리고 문제 해결

문제 인식처럼 쉬운 게 없고, 비판처럼 쉬운 게 없다. 괜히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비판만 하는 사람들이 까이는 게 아니다.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쉬운 축에 속한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만 있으면, 해결책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진짜 어려운 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거다. 실행의 영역에 들어서면, 그 어떤 사람이든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현 상황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사람이 얽혀 있는 부분일수록 더 그렇다. 멀리서 보고, 크게 보면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만, 실행의 영역에서 사람들은 그야말로 제각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 내 정치적인 역학관계, 문화, 역량 등을 고려해 가며 상황을 바꾸어 나간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당장 페이스북 뉴스피드만 봐도, 날카롭게 상황을 진단하고, 시원하게 해답을 제시하는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왜 현실은 시궁창일까? 사람들이 너무 먼 곳의 문제를 지적하기만 하고, 너무 큰 범위에서의 해결책만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영역’에서의 이야기만 한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사람들은 드물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무력감만 느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시선을 외부로 돌리는 거다. 그리고 훈수를 두는 거지. ‘이거 잘못됐어’ ‘이렇게 하면 되는 데 왜 못해?’ 이러면서 사람들은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 자신에게 면죄부를 준다. 그러면서 산다.

시선을 ‘나의 활동 범위 안’에 두어야 한다. ‘실행’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나의 역할은 문제를 인식하는 것’ ‘나의 역할은 누군가가 잘 실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취하는 건,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실천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내본 적이 없는 사람과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은 적이 있었나 돌이켜보면, 아직까진 없지 싶다. 예전처럼 단순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조직에서 사람을 겪고 / 제약을 극복하며 / 혁신을 이루어 내는 메커니즘을 몸으로 느껴보지 않으면, 실행에서 가장 중요한 디테일들을 놓치기 쉽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할 때마다 듣는 소리 중 하나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데’다. 그렇지만 ‘디테일에 신경쓴다’라는 건,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비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의미에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디테일이라는 뜻이다. 크게 보고 멀리 본다는 건,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여야 한다.

그리고 나는 문제 인식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힙스터 백수 50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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